본문
현대자동차의 첫 경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출시 전부터 큰 관심을 모으며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받았습니다. 소형 전기차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었고, 전동화 전환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습니다. 그러나 실제 출고 후 소비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은 다소 다릅니다.
올해 들어서만 무상수리 공지가 다섯 차례 이상 내려졌고, 부품 수급 지연과 정비 예약 어려움까지 겹치며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1. 반복되는 무상수리 공지
캐스퍼 전기차는 올해 들어 ICCU(통합충전제어장치) 고장, BMS(배터리제어시스템) 통신 불량, 냉각회로 부품 문제, 공조장치 작동 오류 등 여러 차례 결함이 발견됐습니다. 이달 초에도 현대차는 3만6천여 대 규모의 무상수리를 안내했습니다.
공식 동호회에는 “출고한 지 반년도 안 됐는데 수리 안내만 계속 받는다”, “테스터 차량을 타는 기분”이라는 글들이 올라오며 불만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2. 정비 예약과 부품 부족
무상수리가 잦다 보니 정비센터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가 됐습니다. 현대차 직영 하이테크센터도 예약이 쉽지 않고, 협력사 블루핸즈는 부품 부족으로 수리가 지연된다는 불만이 많습니다. 전기차 특성상 일반 부품보다 수급망이 제한적이어서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3. 수출 위주의 생산 구조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생산되는 캐스퍼 전기차는 전체 물량의 90% 가까이가 유럽, 일본 등 해외로 수출됩니다. 이 때문에 국내 고객은 최소 1년, 길게는 2년 가까이 기다려야 차량을 인도받습니다. 그러나 정작 기다림 끝에 받은 차량에서 잦은 고장이 발생하니 실망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4. 무상수리와 리콜의 차이
현대차의 조치는 ‘무상수리’ 공지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안전상 문제를 확인해 제조사에 통보하는 ‘리콜’과 달리, 무상수리는 안전에는 직접적 지장이 없으나 품질상 하자가 발견될 때 진행됩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리콜이든 무상수리든, 반복되는 문제는 신뢰 하락으로 이어집니다.
5. 현대차의 과제
전기차 시장은 신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는 만큼 초기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캐스퍼 전기차 사례는 품질 관리와 사후 서비스 강화의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현대차가 신뢰를 회복하려면 단순한 무상수리 공지에 그치지 말고, ▲부품 공급망 확충 ▲정비 인력 확충 ▲결함의 근본적 해결이 선행돼야 합니다.
결론
캐스퍼 전기차는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지만, 반복되는 수리와 부품 부족 문제가 소비자 불만을 키우고 있습니다. 국내 고객은 1년 이상 기다려 출고받은 차량에서 잦은 문제를 경험하며 “기다린 보람이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현대차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신뢰를 잃지 않으려면, 품질 안정화와 신속한 A/S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